1. 뜯지도 못한 사료가 팬트리에 쌓여가는 이유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가장 어려운 숙제 중 하나는 바로 '사료 선택'이었습니다. "이게 좋다더라", "저게 눈물에 좋다더라" 하는 추천 글만 믿고 샀다가, 정작 우리 아이는 입도 대지 않거나 설사를 해서 버린 사료만 수십 킬로그램은 될 겁니다. 저도 한때는 좋다는 사료는 다 사 모으던 진성 '사료 유목민'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눈물 자국이 심해지거나, 피부를 긁는 등 증상을 보이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아, 그때부터 무작정 비싼 사료가 아니라 **'라벨(성분표)'**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제가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정립한 **'좋은 사료를 고르는 나만의 기준'**과, 배탈 없이 **'안전하게 사료를 교체하는 방법'**을 공유하려 합니다.
2. 어려운 사료 라벨, 딱 3가지만 확인하세요 (내돈내산 기준)
사료 뒷면의 깨알 같은 글씨를 다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다음 3가지 기준을 통과하지 못하면 아무리 유명한 브랜드라도 구매하지 않습니다.
(1) 제1원료가 '생육(Meat)'인가, '분말(Meal)'인가?
성분표는 가장 많이 들어간 순서대로 적혀 있습니다. 맨 처음에 적힌 단어가 중요합니다.
좋은 예: 닭고기, 연어, 오리 (정확한 명칭의 생육)
피하는 예: 계육분, 육골분, 동물성 단백질 (출처를 알 수 없거나 부산물일 가능성)
저는 개인적으로 ** 렌더링 된 가루보다는 '뼈를 발라낸 연어'처럼 명확히 표기된 제품**을 먹였을 때 아이의 기호성이 더 좋았습니다.
(2) 알레르기 유발 곡물 유무 (그레인프리 vs 글루텐프리)
우리 아롱이는 **[밀가루/옥수수 등]**을 먹으면 귀가 빨개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옥수수, 밀, 대두'가 주원료로 포함된 사료는 가급적 피합니다. 탄수화물원으로는 고구마나 렌틸콩 같은 저혈당(GI) 재료를 사용했는지 확인합니다.
(3) AAFCO(미국 사료협회) 기준 충족 여부
전문가가 아닌 제가 영양 균형을 완벽히 알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AAFCO의 영양 기준을 충족했다는 문구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이는 최소한의 영양 가이드라인을 지켰다는 뜻이니까요.
3. 사료 교체, 급하게 바꾸면 '폭풍 설사'를 부릅니다
좋은 사료를 찾았다고 해서, 당장 오늘부터 밥그릇에 새 사료만 100% 부어주는 것은 절대 금물입니다. 반려동물의 위장관 내 미생물이 새로운 음식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사용하는 **'7~10일 교체 법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조금 귀찮더라도 이 과정을 지켰을 때 확실히 변 상태가 좋았습니다.
1~2일 차: 기존 사료 90% + 새 사료 10% (맛만 보여주는 단계)
3~4일 차: 기존 사료 75% + 새 사료 25%
5~6일 차: 기존 사료 50% + 새 사료 50% (변 상태를 가장 유의해서 봐야 할 시기)
7~8일 차: 기존 사료 25% + 새 사료 75%
9일 차 이후: 새 사료 100%
4. 교체 기간 중, 집사가 반드시 기록해야 할 3가지
사료를 바꾸는 일주일 동안 저는 스마트폰 메모장에 다음 3가지를 매일 기록했습니다. 이 기록은 나중에 수의사 선생님과 상담할 때도 큰 도움이 됩니다.
변의 상태 (Stool): 묽기는 어떤지, 냄새가 평소보다 지독하지 않은지 체크합니다. 무른 변이 2일 이상 지속되면 교체를 중단하고 기존 사료로 돌아가야 합니다.
눈물과 긁음 (Allergy): 눈곱이 갑자기 끼거나, 발바닥을 핥는 횟수가 늘었다면 새 사료의 특정 성분이 안 맞는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기호성 (Appetite): 아무리 성분이 좋아도 아이가 먹지 않으면 소용없습니다. 밥그릇을 비우는 속도가 어떤지 관찰했습니다.
5. 사료 유목민 생활을 청산하며
세상에 '모든 아이에게 완벽한 사료'는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남들이 좋다고 하는 1등 사료가 우리 아이에게는 독이 될 수도 있고, 저렴한 사료가 오히려 더 잘 맞을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브랜드의 마케팅이 아니라, **집사가 직접 라벨을 읽고 우리 아이의 반응을 관찰하는 '관심'**이었습니다.
지금도 사료 선택 때문에 고민하고 계신 초보 집사님이 있다면, 오늘 당장 사료 뒷면의 라벨부터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집에서도 할 수 있는 빗질 도구 비교와 털 관리 꿀팁'**으로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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